기업의 SNS 운영은 이래서 어렵다

From Note 2011/02/02 21:52 posted by 앤디신

기업이 SNS를 운영하는 것은 보통 아래와 같은 단계를 거치는 것 같다.
 
1. 무슨무슨 서비스가 유행이니까 일단 열고 보자
2. 막상 열긴 했는데, 잘 모르겠다. 다른 SNS에서 했던 걸 대입해보자
3. 어?! 우리가 전부터 하던 SNS랑은 다르네. 젠장. 이건 이런 식으로 해야 좀 먹히는군.
4. 이제 좀 익숙해졌어. 자, 우리의 키 메시지는 무어냐. SNS를 통해 키 메시지를 말하자
 
예전에 블로그 같은 경우는 이게 가능했던 것 같다. 왜냐하면, 말하고 싶은 것만 올려도 아무도 뭐라고 할 사람이 없다. 기업이 자기네 블로그에 글 올리겠다는데 누가 뭐라 하겠냐.
 
근데 미투데이, 트위터, 페이스북 등이 등장하면서 기업은 새로운 고민에 빠진 것 같다. 높으신 분들은 분명히 이렇게 이야기 하겠지.. "그래서 이 SNS를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 키메시지는 뭔데?"
 
솔직히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 미투데이, 트위터, 페이스북에서 '키 메시지'를 논하는 것 자체가 말도 안된다는 생각이다. 물론, 키 메시지 말하려고 하면 할 수 있다. 자동차 회사면 '우리 회사에서 나온 이 차는 엔진이 이래서 완전 좋아요'라는 식으로 말을 할 수는 있다. 근데, 사람들은 관심이 없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그건 기업의 입장(혹은 높으신 분. 심지어는 실무자)에서 볼 때, 아주아주아주아주 획기적으로 보일 수 있어도 사람들한테는 걍 '물건 팔려고 하는 소리'로만 들린다는 것이다.
 
게다가! 트위터를 3달만 할거냐? 1년만 할거냐? 아마 한번 계정이 만들어지면 쭈욱 가는걸텐데. 기업이 무슨 10년 20년 실행 플랜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닌데 20년을 바라보는 키 메시지를 만들어서  SNS를 통해 풀어낼거냐는 말이다. 개인적으로 전에 미투데이에서 '엘양'이라고  L텔레콤에서 운영하던 미투데이를 매우 좋아했다. (물론 프로필 사진에 이연희가 있었다는 것도 큰 이유 중에 하나겠지만..) 중요했던 건 싼티나고 저렴한 제품 홍보는 진짜 거의 없었다. 뭐 가끔 신제품을 가지고 왔어요 뭐 이러면서 보여주긴 했지만, 이 제품의 화소가 이렇고 카메라는 이렇고 뭐 이딴 얘기는 없었다는거다. (요즘은 많이 변했더만.... 하긴 기업은 ROI가 중요하니까. 근데 솔직히 SNS에서 ROI측정이라는게 말이 되나...?)
 
그 당시 내 느낌은 엘양이 비록 키 메시지를 전하진 않았지만, 나에게는 좋은 인상을 남겼다는 것. 그리고 만약에 만약에 만약에 L텔레콤이 '억울한 상황에 처한다면 나도 한번쯤은 편 들어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근데 신기하게도 내가 L텔레콤과 일하게 되면서 엘양도 기억 저편으로....) 이 정도면 나쁘지 않은 운영이라고 본다.
 
KT 사장님이 하는 트위터.. 누가 그 트위터가 CS의 주요 창구로 쓰이게 될 거라고 생각했겠는가.. 이게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결국에는 사용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려 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자꾸 질문하는데 씹고 쓸데없는 이야기만 하면 그것도 망하는거니까..
 
다시 말하면, 기업은 SNS를 활용하는 것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를 잡았지만 실행 못할 수도 있고, 또 잡지 못했지만 어쩌다가 날로 먹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는거다. 지금 만연하는 SNS는 블로그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라는 걸 명심해야만 한다.
 
기업의 목표는 최대한 현실적이여야 하지만, 수치를 중심으로 하는 목표를 설정해서는 안된다. 즉, 팔로워를 10,000명으로. 미투데이 친구를 5,000명으로. 이런 저렴한 목표 말이다. 이런건 지난 포스팅에서도 이야기했지만, 기술의 문제지 기업이 가지고 있는 센스의 문제는 아니다. 물론, 기업의 입장에서는 (윗선에 보고할 때는 사실 수치가 있어야 먹어주지 않는가..) 아니 그럼 어쩌라고? 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래서, 담당자는 해당 SNS를 정말 잘 알고 있어야만 한다. 모른다면 잘 아는 이들을 찾아라. 그들이 뭘 잘 하고 있는지 어떻게 해서 그 위치에 올라갔는지 잘 고민해봐라. 짜잘한 기술들 말고 그 내면의 무언가를 봐야한다는 거다. 트위터 잘 한다고 미투데이 잘하는 것도 아니고 미투데이 잘한다고 페이스북 잘하는 것도 아니다. 운동도 농구 잘하는 사람, 축구 잘 하는 사람 이렇게 나누어지는데 하물며... 그 무언가에 대한 논리가 담당자의 머리에 확실하게 세워지면, 그때는 좀 더 현실적인 목표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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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역시 이런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해야 쥐뿔도 모른다는 게 티가 잘 안 나는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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